돼지 주인공
왕따
숨겨진 뛰어난 능력 (온라인 세계 한정)
그를 구원하는 히로인
히로인의 비밀과 습격
백마탄 왕자와 능력 각성
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야기다. 국내 게임소설에서 자주 이용되는 소재들.
사실, 필살기가 펀치, 킥, 박치기라는 데 부터 아 이거 이 뒤에 뭔가 나오겠구나 하는 짐작을 겜판소 좀 읽은 사람이라면 알 거다. 기본적인 기술이 나중에 활용하기 무궁무진하다는 것 쯤은 예상 할 테니까.
그런데 전형적이라고 꼭 재미 없으란 법은 없다. 집에 오는 길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근데 왜 한국 양판소는 안팔리냐? 문체가 거지같으니까 그렇지. 깔끔하게 설명할 것만 설명하고 레벨업 같은건 좀 갖다 버리고, 세계관은 대화 속에서 조금씩 드러날 수 있게 써나가는게 가장 중요한거다. 난 소설을 읽어서 현실도피를 하고 싶은거지 세계관 공부하려고 읽는건 아니거든.
레벨업도 마찬가지고. 꼭 그놈의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아이템을 주웠습니다로 페이지를 떼워야 하나? 글은 길게쓰긴 쉽지만 짧게쓰긴 어렵다. 국내 겜판소 쓰는 자칭 작가라고 부르는 중고딩 자위용 글쓰는 인간들은 제발 소설 쓰기 전에 저 말의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 주길 바란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고 보고 나서도 굉장히 본거 또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인데, 사실 뭐 다른거 볼때 보통 '이거랑 비슷한 만화나 소설 없어요?' 하고 묻지 '아예 새로운거 없어요?'라고 묻진 않잖아. 그리고 그런거 추천해줬을때 대부분 좋아하는 경우가 없었고 비슷한거만 다 찾으니까 그 나물에 그 밥인 불쏘시개 겜판소가 양산되지.
바쿠만에도 나왔지만 의외성은 전형성 속에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큰 변화를 겪기보다는 기존에 존재하는 것 들을 살짝 변화시킨 것에 적응하기도, 열광하기도 쉽지. 물론 드문 케이스로 새로운 시도가 대박이 터지는 경우도 있다. 근데 그 전에, 그 새로운 시도중에 파묻힌게 몇개나 있을지 생각을 해봐야지.
만약 엑셀월드가 나오기 전에 우리나라 겜판소 작가들이 일본에 진출했으면 대박이 났을지도 모르겠다. 라고 쓰고보니 우리나라 자칭 작가들은 라노베처럼 권단위로 에피소드를 끊는 짓을 절대 못하잖아. 안될거야. 개떡같은 자위용 소설이 10권 넘게 나오는 꼬라지를 보면 정말 꿈도 희망도 없지.
내가 정말 한국 비하는 하고 싶지 않은데 개박살난 장르시장을 보면 답답할 따름이다 대여점이고 나발이고, 중고딩 자위용 소설이 융단폭격 되는 이 시점에서 뭘 더 바래. 엑셀월드가 전격소설 대상을 받았고 호평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에, 그리고 보고 나서 든 만족감에 우리나라 겜판소가 떠올라서 분노의 키워질을 좀 했다
결론적으로 매우 만족. 나오는 족족 살 예정이며 소드 아트 온라인도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