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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윗 층의 이웃



 얼마 전까지 피아노 소리에 돌아버릴 뻔 했다.

 그래도 다른 집처럼 무작정 치는게 아니고 음대생 급(추정)이긴 했지만 역시 울려서 듣게되면 아무리 아름다운 곡도 소음화가 된다.

 처음에는 어디서 들리는 지도 몰라서 우퍼 풀볼륨 아이언메이든을 틀어대기도 했고 천장을 두들기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대폭발해서 주변 집을 모두 탐문 수사. 결국 윗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도 인터폰도 초인종도 반응을 하지 않아 결국 편지글을 남겼다.

 그리고 오늘 윗집에 사시는 학생의 어머니가 방문을 했다.

 좀 대화하고 서로 조금씩 이해합시다- 하면서 결론을 맺었다.

 미안하다며 빵도 하나 사다 주고 가시고...

 그래도 몰상식한 사람이 아니라 참 다행이다. 인터넷에 보면 적반하장으로 덤비는 사람도 많다는데.

 이 집에 산지 7년째라 뒤에 들어온 사람때문에 피해보는건 좀 억울하지만 뭐 어쩔 수 있나. 돈없어서 닭장에서 사는 우리가 죄지.

 음악 공부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나도 나름대로 문학가를 목표했던 적이 있으니까. 그 학생도 자기 피아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받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했다고 한다 (뭐 건반을 누르는 순간 피해를 받기 시작하는건 사실이지만...)

 어쩔 수 있나. 서로 좀 양보하고 살아야지. 싸우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그래도 묵은 숙변을 해결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오늘은 좀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는 소음도 음악으로 들어보려고 좀 노력을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