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덕후의 문화 감상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2008



 파피용에서 살짝 불안하긴 했다. 중반부까지는 좋다가 너무나도 진부했던 결말...
 
 그런데 이 물건은 시작부터 별로 몰입이 안된다. 타나토노트-천사들의 제국에서 이어지는 작품이라 큰 기대를 갖고 보았지만 끝까지 지루함을 안겨줄 뿐이었다.

 더 치명적인건 2권으로 완결이 아니라는 것. 전혀 모르고 있다가 책장이 줄어갈수록 이게 대체 어떻게 끝난다는거지? 하던 의문은 난감하게 날아가버렸다. 2권으로 1부 완결이라니... 의문이나 복선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채 일단 종결되어버린다.

 파피용부터 작가는 신화와 인간사회의 재구성을 소설로 옮기려는 목적을 가진것 같은데 그간 봐 왔던 그의 참신한 접근 시각이 이젠 보이지 않는다. 그저 기존에 존재하던 신화와 전승들을 자기문체에 맞게 녹여서 글로 옮겼을 뿐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상상력의 고갈이라고나 할까? 이제 그의 소설에서 참신함이란 보이지 않는다. 나무까지만 해도 많은 참신한 시각을 볼 수 있었는데 실망감이 강하게 밀려들었다. 그래도 파피용까지는 책값이 아깝지는 않았는데 이번엔 책값이 아까울 정도다. 소설 내내 작가는 기존 자기 작품에서 나왔던 코드만을 재활용하는데 페이지를 대부분 할애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싶어 보면 분명 예전 작품에 등장했던 것들이다.

 일단 사던 책이니 2부가 나온다면 구매는 하겠지만 거기서도 나를 사로잡았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참신한 시각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제 이 작가의 팬은 그만 둘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