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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후의 문화 감상

스피드 레이서 (Speed Racer,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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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쇼스키 형제(아니 남매인가)의 신작. 트레일러를 보고 매우 흥분한 나는 빅재미를 상상하고 부푼 꿈을 안고 극장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런데

그러나

나의 꿈은 시작 후 5초만에 박살났다. 시작하고 5초 내로 웃으면 재밌게 볼 수 있고, 어이없어하면 이미 이 영화보고 재미느끼기엔 틀린 사람이다.

보고 난 나의 느낌은 '스파이 키드' 의 레이싱판 이라는 느낌?

...정말 뭐라고 할까.

멕시칸 칠리 스파이스에 일본식 간장 양념을 들이붓고, 한국산 고춧가루 두세개 올려놓은 뒤에 먹으라고 내놓은 그런 느낌이다.

뭐 비주얼은 볼만하다. 사실 엄청난 속도감을 기대했는데 그건 좀 떨어지고 대신 화려한 배경 CG로 메꾼 느낌이었다. 문제는 전개였는데, 중간중간 들어가는 개그는 몰입을 심하게 방해했다. 개그도 그리 웃기지 않았고. 극장안에 거의 가득 찬 사람 중에 1/5 가량만 신나게 웃고 나머지는 썰렁한 분위기였다. 북미쪽에는 맞는 코미디 스타일일지 모르겠는데, 나에게는 정말 맞지 않았다. 아이언 맨을 본 뒤라 더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정말 몰입도 안되고 흥분도 없고 대체 재미있는 장면은 언제 나오니 하고 하다보니 끝났다.

태조 토고칸이라는 이상한 이름부터 수상했는데, 영화 전체적인 구성을 봐도 어설픈 일본 문화에 물든 그런 느낌이 심하게 든다. 태조라는 이름이 비가 열심히 해서 한국 역사책 뒤져 붙었다는 말이 진짜인듯. 한글은 꼴랑 딱 한줄 나온다. 한국을 생각해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완전히 버리는게 좋다. 아나운서도 일본 아나운서는 나오는데 한국 아나운서는 안나오고, 태조의 아버지와 여동생 이름도 일본식. 애초에 원작이 일본 애니메이션이라 그렇겠지만...

이 영화 볼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참고하시길. 이건 레이싱 영화나 그런 스타일이 아니고 가족끼리 보는

개그영화, 개그영화, 개그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못된다.

점수

워쇼스키 형제의 화려한 비주얼 : +90점
웃기지 않는 멕시코삘 북미개그 : -70 점
대놓고 일본필 내려다가 한국 배우 데려와서 한글 딱 한줄 써준 센스 : -10점
한국배우 비가 대작에서 조연을 맡은 점 : +30점
박준형의 뜬금없는 출연과 그로 인한 재미 : +10점
뭔가 미묘한 비의 안구에 습기차는 연기 : -10점

개인적인 점수 40점.

PS. 트릭시 역의 크리스티나 리치는 무지 이쁘다.
PS2.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부스터' 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