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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 얼리덕후

World of warcraft.


점점 제 2의 현실같이 보이는 게임이다. 요즘들어서 게임상의 세계와 현실을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느낌이 좀 드는데, 와우에 빠진 사람들은 그런 경향이 좀 더 심해보인다. 꼭 현실에서 와우를 찾는다는게 아니고, 게임상에서 현실의 잣대를 자꾸 들이대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진다. 적어도 게임상에서 만큼이라도 조금씩 양보하고 조금씩 참고 그럴 순 없나? 뭐 현실에서도 안 그러는 사람들에게 그런 걸 바라는건 무리겠지.

무차별적인 PK에 시달리다가 와우를 그만두고, 최근 프리서버를 좀 손대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부로 기분이 팍 상해서 그만두었다. 별 문제 없어보이는 질문을 하나 던졌다가 완전히 바보 취급을 하더니 내 캐릭터를 삭제하겠단다. 나는 그 운영자와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고있는 권력자들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별 것도 아닌걸 가지고 자신이 남 위에 군림한다는 생각. 참으로 기분이 나쁘다. 게시판 등지에서도 운영자 등이 되면 자신이 무슨 초월적 존재가 된 양 권력의 철퇴를 붕붕 휘두르는걸 자주 볼 수 있는데... 사람이 주체가 되는 한은 어쩔 수 없는건가. 권력자건 운영자건 국민과 유저가 존재해야 힘을 얻는건데. 프리서버는 운영자가 깽판이지, 본섭가면 벼라별 인간 군상이 다 있다. 내가 당한 무차별 PK도 그렇다. 현실상에서 얼마나 폭력적 욕구가 가득차 있으면 게임에서라도 풀고싶어서 그런 짓을 하는지... 내가 볼때는 새디즘에 물든 변태새끼로 밖에 안보인다.

기분이 상해서 던파라도 하면서 기분을 풀까 하다가 채팅창에 도배되는 사기꾼들의 글과 어린 학생들의 욕질을 보면서 기운이 쭉 빠졌다. 내가 이런 멍청이들과 부대끼면서 굳이 이걸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소심한 성격때문에 쉽게 상처받고 잘 잊지못하는 성격상 철없는 어린친구들의 별 생각 없이 던진 말에 쉽게 흥분하기도 하고... 벌써 몇번째 하다 마는건지는 모르지만 오늘부로 일단 던파에서도 손을 땠다.

게임이나 현실이나 어차피 같을 수 밖에 없는지 모른다. 이상향을 바라고 게임을 하는 것도 멍청한 짓이겠지. 오히려 익명성이 보장하는 넷상에서 사람들의 한꺼풀 벗겨진 욕망이 표출되니까 더 더러울 수도 있는게 아닐까... 매번 이런저런 일에 상처받으면서도 온라인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가 싫다. 뭐 내가 콘솔이 아닌 온라인에 집착하는 것도 결국엔 레벨을 높이 올려서 자랑하고 싶다는 과시욕의 표출일 뿐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