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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직딩여행기

마크로스 30주년 크로스오버 콘서트 다녀왔습니다. 1편

 

 

다시는 더운 여름에 일본에 가지 않으리라 다짐한 나 였지만... 결심을 깨고 일본에 가게 됐다.

처음 이 콘서트 소식을 듣고 나서 참여 아티스트가 발표 되었을 때, 설레임을 감출 수 없었다.

 

이이지마 마리라니!

 

마크로스 7 세대인 나에게 오리지널 시리즈의 히로인인 린 민메이의 노래라는 건 역사 속에서나 존재하는 유물 같은 것이었고 언제나 동경하고 있었는데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니! 표를 구하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구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일본 옥션 대행을 이용해서 웃돈을 얹어주고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회장은 마쿠하리 멧세. QVC 마린 스타디움에 미즈키 나나 콘서트를 보러 간 적은 있었지만 마쿠하리 멧세에 가본 건 처음이었다. 치바까지 멀고 먼 여행끝에 도착했다.

 

장내에는 이미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굿즈를 사려고 장내를 몇 바퀴 돌았는데 도무지 살 수 없어 고민 끝에 지나가는 동료 오덕(...) 에게 물어보니 입장 후에 판매대가 있단다. 결국 개막시간 1시간을 남기고 입장 했으나 굿즈 판매줄은 엄청나고 이미 사려던 타월은 매진 (ㅠㅠ) 해서 포기하고 그냥 회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회장은 엉망진창...

 

 

 

 

이런 꼬라지였다. (사진은 공연 종료 후. 막장같은 회장 상태를 볼 수 있다. 의자도 간의의자... 이거 거의 9천엔짜리 콘서트임.)

 

야이 씨 내가 이 공연 보려고 얼마를 주고 왔는데 이따위 엉망이냐... 마크로스의 이름으로 이 따위 콘서트밖에 못 만드냐 ㅠㅠ 거기다 내가 산 표는 거의 최 후미였고 평면인 바닥에 꽉꽉 채워넣은 덕에 무대는 보이지도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내 정면에 앉은 놈들이 다 키가 커서 절대로 안 보였음. 정말 돌아버릴 것 같았다.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다. 본전 생각이 났다 (-_-)

 

굿즈도 하나도 못사고 자리는 최악, 장내는 찜통, 거지같은 상태에서 공연이 시작 됐다.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었다. 정말 기분은 바닥까지 곤두박질 쳤고 일본의 폭염으로 인해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체력은 시작도 전에 바닥났고. 초콜렛을 와작와작 씹으면서 체력회복을 기다리는 사이에 첫 무대가 시작했다.

 

첫 등장은 May'n 과 난리 유카. 무려 셰릴 노움 & 마오 노움 (!!!!!)의 듀엣 Aimo. 근데 이건 란카 곡이잖아 (??) 왜 둘이 같이 부름 (??) 하여간 시공간을 초월해서 조상과 먼 자손(일지도 모르는)의 듀엣 무대라니 확실히 있을 수 없는 일이지! 하면서 지나갔다.

 

오프닝 ~ Aimo - May'n, 난리 유카

(근데 이거 셰릴 노래 아니라능.... 란카곡이라능... )

 

1. 마크로스 F : 셰릴 노움 스테이지 - May'n

 

1) ギラギラサマー (^ω^)ノ : 더워 죽을 뻔 했는데 마침 분위기 딱 맞는 곡이라 신나게 열광!
2) ユニバーサル・バニー : 셰릴 곡 중에 두번째로 좋아하는 곡, 우왕 ㅠㅠ 고마워염 ㅠㅠ
3) リーベ〜幻の光 : 별로 안 들어 봄
4) ダイアモンド クレバス : 아 그럼 50/50 안불러주냐능...란카랑 같이 해달라능...
5) 禁断のエリクシア : 신곡이라 들어볼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
6) 射手座☆午後九時Don't be late : 이 곡으로 마크로스 F 빠돌이가 되었고 May'n공연도 세 번이나 보게 된 곡. 눈물을 뿌리면서 들었다.

 

감상 : 왜 셰릴이 첫번째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으나...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꼴랑 다섯명인데?

 

2. 마크로스 7 : 밀레느 지너스 스테이지 - 카지쿠라 치에

 

1) …だけど ベイビー!! : -_-.......... 님 카지쿠라 치에 아니지? 아니지? 솔직히 말해봐.... 음정 흔들리고 캐릭터보이스도 안나오고 엉망이었음.
2) PLASTICS : 잘 모름, 사람들 화장실 가기 시작.
3) PILLOW DREAM : 안 좋아함, 사람들 반 이상 착석
4) GO : ..........여전히 구려..........지못미 밀레느쨔응 ㅠㅠ
5) MY FRIENDS : 그나마 마지막 곡에서 캐릭터 보이스도 잡고 음정도 많이 안정되어서 그나마 좋았음. 마지막 허밍 부분은 합창!

 

감상 : 7때도 바사라에 묻혀서 쩌리였는데 이번에도 쩌리 ㅠㅠ 지못미 밀레느쨩 ㅠㅠ 걍 바사라랑 듀엣이나 해주지 ㅠㅠ

 

3. 보이스 드라마 1

 

: 하야미 쇼와 미야무라 유코의 만담 시작. 이 콘서트는 휴식시간이 없으니 지금 화장실에 다녀오라(......)는 맥스의 개드립 폭발로 회장 뒤집어지고 대폭소. 콘서트 전체가 스토리를 가진 하나의 작품인 듯 한데, 누군가의 꿈 속에 모두가 갖혔다고 하면서 꿈의 주인을 찾기 시작한다. 대략적인 이야기를 설명하고 새로운 가희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다음 스테이지로.

 

4. 마크로스 30 : 미나 포르테 스테이지 - 치스가 하루카

 

1) 플래닛 크레이들

 

: 게임 안해봐서 모름 (...) 성우는 귀엽게 생겼더라. 노래는 그냥 그저 그랬음.

 

5.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 린 민메이 스테이지 - 이이지마 마리

 

..................................왜 벌써 린 민메이가 나오지? 왜? 왜? 녹색 괴물보다 뒤에 나와야 하는거 아닙니까?

(본인은 녹색 괴물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콘서트가 똥망하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하는 와중에 이이지마 마리씨가 무대에 등장!


1) 私の彼はパイロット: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줌마 목소리가 잠기셨는데요.....
2) 0-G Love : ...............................뇌내 음성 자동 보정을 하기 시작했다.
3) サンセット・ビーチ : ..................장비를 정지합니다! 안돼! 안되잖아!!!!..............
4) 小白竜 : ...........그렇지....30년 전이면 이이지마 마리씨도 벌써 나이가.....나는 생각을 멈추었다.
5) 天使の絵の具 : 울 것 같다. 이건 아닌데. 정말 아닌데.

 

.....MC하는 동안 멘탈붕괴가 왔다. 이이지마 마리씨가 기타리스트가 자기 아들이라는 둥, 그동안 마크로스를 잊지 않고 계속 사랑해왔다는 둥 하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 단독 콘서트가 있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냥 드는 생각은 아... 정말 이 사람은 린 민메이로 불리기 싫어서 떠난거구나. 정말 마크로스를 싫어하는구나 라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실망감이 밀려오면서 내가 이 콘서트를 보러 온 이유를 잃어버린 좌절감이 들었다. 이이지마 마리씨의 노래를 들어보고 싶어서 온 건데.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그리고 마지막 곡을 시작했다.

 

6) 愛・おぼえていますか

 

: 절망하고 있던 중 소름이 돋았다.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기분. 물론 나이들어서 가라앉은 목소리는 어쩔 수 없지만 린 민메이가 느껴졌다. 순수하게 감동했다. 절대로 라이브로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곡이었는데. 명곡의 감동이란 이런건가. 이 순간만큼은 이이지마 마리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떠오르지 않았다.

 

좌절과 감동의 이이지마 마리 스테이지가 끝나고 다음은 란카 스테이지. 시계를 보니 벌써 2시간 경과. 이제 란카 후 바사라면 마지막인가. 실망감이 해일처럼 밀려왔다. 망했구나. 내가 비행기표값에 숙박비에 옥션에서 웃돈 주고 산 표의 결과가 이따위라니.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졸려서 다음은 내일. (이라고 보장할 순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