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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진보와 보수


나는 항상 자신을 좌측에 서있는 진보라고 생각해왔다. 우리 아버지도 항상 당신이 진보임을 주장하셨고 그래서 난 진보주의자 인 줄 알았다.

근데 내가 하는 짓거리나 말을 보면 보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 아버지도 영락없는 보수다.

단지 나와 아버지는 현재 상태가 좋긴 하지만 남들은 돕고 싶은 이중적 마인드를 나는 진보다라는 주장을 통해 변명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트위터를 사용하면서 진보적 인사가 타임라인에 늘어나고 있다.

항상 놀란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곳 까지 대담하게 이야기하고 행동하고 있다.

근데 난 무섭다. 그러다가 잡혀갈까봐 무섭고, 취업 안될까봐 무섭다.

대학 신입생 시절 뭣도 모르고 선배따라 들어갔던 노래패의 분위기는 나를 정말 겁먹게 만들었고 슬금슬금 도망치다가 지금은 찾아가지도 않는다.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고 혹시 취업에 문제 생길것 같으면 나랑 아예 상관없는 단체라고 강렬하게 부정할거다.

나는 보수다.

지금 상황에서 남들과 나누기 보단, 내가 먼저 커서 남는걸 남들이 나눠 가지길 원하는 나는 보수가 확실하다.
현실이 나를 보수로 만든건지 정말 원하는게 보수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한나라당은 싫어. 왜 싫은지는 당연하지, 나보다 잘 사는 사람들을 위한 법을 만들거든. 내가 기득권층이거나 내가 있는 계층까지 보호해준다면 아주 덩실덩실 춤을 출테다.

라고 쓰고 보니 내가 바로 서민인걸 자각 못하고 기득권층인 줄 아는 바보같은 보수 지지자로구나.

그러면서 스스로가 진보를 계속해서 갈구하고 좌측에 서려고 노력하는 행위가 뭘 의미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근데 난 소위 보수라고 스스로 주장하는 인간들을 보면 존나 빡쳐. 그럼 난 대체 진보냐 보수냐.

ps. 종종 친구들과도 이야기 하지만 만약 내가 일제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질문에 나는 100% 확신할 수 있다. 동족의 고혈을 빨아먹는 친일파가 되었을 거라고. 난 현실이 두렵다.